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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양정아 "결혼직전 퇴짜"

 

1. 예능늦둥이로 키운 '골미다'

-'골미다'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사실 이전까진 예능의 '예'자도 몰랐어요. 별로 관심도 없었고요. 그런데 '우리 결혼했어요'(MBC)라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됐죠. 결혼에 대한 연예인들의 솔직한 모습이 꽤 신선하더라고요. 저도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 '인간 양정아'에 대해 보여주고 싶었던 찰나, 제작진에게 출연 제의가 와 별로 고민도 하지 않고 출연하게 됐어요.

-예능 출연에 대한 어려움은 없나.

▶두려움이나 어려움보단 제가 안해봤던 장르이기 때문에 '어떻게 다를까'라는 호기심이 많았어요. 하지만 그냥 부딪히니 하게 되더라고요. 녹화시간이 워낙 길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건 어쩔 수 없고요. 또한 한 선배 연기자가 '왜 그런 프로그램에 나가서 바보짓을 하느냐'고 질책했을 땐 좀 섭섭했어요.

-출연자 중에 마음에 드는 사람은 없었나.

▶제 나이 때문인지 맞선남에 대한 선택의 폭이 넓질 않아요. ㅠㅠ. 지금까지 '골미다'에서 만난 맞선남들은 모두 좋은 분들이었지만 딱 제 스타일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골미다'에 출연한 후엔 단 한 번도 개인적인 선이나 소개팅은 안했어요.

-춤도 추는 등 많이 망가지던데.

▶제가 실은 몸치거든요. 하지만 프로그램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나름 최선을 다했어요. 댄스스쿨도 다른 멤버들보다 2배는 더 다녔고요. 손담비, 이효리 춤은 완벽하게 소화한 것 같은데 어땠나요? 히히. 아, 글구 '골미다' 덕분에 회춘한 것 같아요. 제가 예전엔 아이돌도 전혀 몰랐는데, 요즘엔 2PM에게 푹 빠졌어요.

 

2. 서방님 찾다보니 어언 '불혹'

-'골미다' 신년운세에서 올해 결혼할 거라고 했는데.

▶에휴, 그거 완전 안 맞았어요. 그래서 제가 타로점을 따로 봤거든요. 5월에 큰 돈 만지고, 7월엔 해외에 나가고, 10월에 좋은 사람을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일단 지금까진 하나도 맞지 않았어요. 다음 달에 좋은 사람 만날 가능성도 희박한 것 같고....

-집에서도 결혼하라고 난리일텐데.

▶이 프로그램 때문에 '국민노처녀' '왕언니'라는 별명까지 생겨서 집에서 난리예요. 게다가 친한 친구들도 거의 결혼해서 위기감을 많이 느껴요. 저를 포함해 9명이 친하게 다녔는데요. 그중 6명은 결혼했고, 1명은 갑자기 전화해서 다음 달에 (결혼)한다고 하더라고요. 또 다른 1명은 오래된 남친이 있으니, 결국 솔로는 저 혼자 뿐이네요.

-혹시 연애 경험이 없는 건 아닌가.

▶흠, 저를 어떻게 보시고.... 사실 이건 처음 고백하는 건데요. 슬럼프가 찾아와 잠시 활동을 쉬었던 20대 말에 결혼할 뻔 했어요. 당시엔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약해져서 새로운 돌파구로 결혼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상대남이요? 연예인은 아니고 일반인과 진지하게 만났는데, 제가 연예인이란 이유로 그쪽 집에서 반대했어요. 아쉬웠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잘 된 것같아요.

-어떤 스타일의 남자가 좋나.

▶외모상으로 키는 컸으면 좋겠고 얼굴도 하얗고 부드러운 남자? 호호, 이건 옛날 버전이고요. 지금은 현실적으로 바뀌었죠. 대신 유머와 위트가 있고, 밝은 사람을 원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요. 한 가지 더, 가정교육은 잘 받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3. 길고도 짧은 16년 연기 인생

-어떻게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나.

▶대입 실패 후 기분 전환을 위해 명동의 한 미용실에 갔다가 그 원장님의 권유로 90년 미스코리아대회에 나가게 됐어요. 큰 상은 못탔지만 대회에 나간 후 CF가 조금씩 들어오더라고요. 한석규 선배님과 한 CF를 찍게 됐는데, 그때 선배님이 연기자 되는 법에 대해 알려주셨어요. 그래서 MBC 탤런트 공채시험을 보게 됐고, 16년간 연기자로 일하고 있는 거예요.

-상복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정말 경력은 오래됐는데 상복은 없네요. 인기 드라마 'M'과 '우리들의 천국'(이상 MBC)으로 신인연기상을 탈 기회가 있었지만, 'M'에는 심은하씨가 있었고 '우리들의 천국'은 3기였기 때문에 자격이 없었어요. 그러다 작년 진주에서 열린 '코리아 드라마어워드'에서 아침극 '아줌마가 간다'(KBS2)로 우수연기상을 받았어요. 그게 연기자론 처음이었죠. 아, 그리고 작년 말 SBS에서 '골미다'로 예능신인상을 받았어요. 감사하긴 한데 좀 쑥스럽고 창피하더라고요.

-2000년대초 2년간 활동을 중단했는데.

▶사실 20대 때는 연기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었어요. 제가 돋보이는 역할이 아니면 안한다고 했고, 하기 싫은 작품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한 방송사에선 찍히기도 했어요. 그러다보니 일하기도 싫었고 자신감도 없어지더라고요. 정말 한계점에 도달한 것 같아서 일을 그만두려고도 했어요.

-그 일로 악성루머도 있었는데.

▶좀 쉬었더니 '결혼해서 애를 낳았다'는 소문이 생겼다고 하더군요. 첫 조카를 많이 돌봐줬기 때문에 동네에서도 그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루머는 루머일 뿐이고.... 그때 조카를 돌봤기 때문에 아줌마 연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아닐까요. 하하.

 

 

서주영 기자 julese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