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경의 요한계시록은 상징적이고 예언적인 글들이다. 사도 요한이 이 기록을 남긴 때는 서기 95-96년이라고 한다. 로마 황제 도미티아누스 시절로서 기독교 박해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이다. 요한은 대환란과 그리스도의 궁극적 승리를 계시하여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썼다고 한다. 이 계시록은 비유나 상징이 아닌 '예언'과 '계시'의 관점을 취할 때 제대로 이해된다고 한다.
북한 인권 운동을 하는 한 젊은이가 최근 나에게 요한계시록 13장을 읽어보라고 권했다.
요한계시록 13장에는 두 악한 짐승 이야기가 나온다. 첫번째 짐승은 바다에서 나왔다. 머리가 일곱이고, 뿔이 열이다. 사탄을 상징하는 용이 이 짐승에게 권세와 능력과 보좌진을 주었다. 이 짐승은 머리 하나가 큰 상처를 입어 죽게 되었다가 나으니 그것을 보고 이 세상 사람들이 그를 따랐다. 이 짐승은 하느님을 모독하고 성도들을 죽여 평정한 다음 백성들을 지배하게 되었다.
이 첫째 짐승을 金日成이라고 가정해보라고 그 젊은이는 말했다. 金日成은 용으로 상징되는 소련과 공산주의(마르크스, 레닌, 스탈린)로부터 권세와 능력과 보좌진을 받았다. 그는 6.25남침을 일으켰다가 유엔군의 반격으로 거의 죽게 되었다가, 중공군이 개입하여 起死回生했다. 위기에 처한 金日成에 저항하려고 했던 북한노동당내의 朴憲永 일파는 숙청되었다. 그는 기독교도를 집중적으로 제거했다.
요한 계시록에 따르면 두번째 짐승은 땅에서 나왔다. 이 짐승은 첫번째 짐승의 권세를 받아 백성들을 부리면서 세상사람들로 하여금 첫번째 짐승의 우상을 만들어 숭배하도록 강제했다. 이 두번째 짐슴은 불이 하늘로부터 땅에 내려오는 이적을 행하고, 첫번째 짐승의 우상으로 하여금 말하게 하고 이 우상에게 경배하지 아니하는 자는 몇이든지 다 죽였다.
두번째 짐승을 金正日로 가정해보라고 젊은이는 말했다. 金正日은 金日成의 권세를 이어받아 사람들을 부리면서 자신의 권력강화를 위해 金日成 우상화 작업을 이용한다. 그는 불이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이적, 즉 핵무기 개발을 통해서 주민들의 복종을 받아내고 아버지를 위하여 동상과 주체사상 등 우상숭배물들을 만든다. 김일성의 권위를 이용하는 유훈통치 방식을 썼고, 이 우상숭배에 반대하는 사람은 모조리 제거되었다.
요한계시록 13장은 이렇게 계속된다.
<저가 모든 자, 즉 작은 자나 큰 자나 부자나 빈궁한 자나 자유한 자나 종들로 하여금 그 오른손에나 이마에 표를 받게 하고 누구든지 이 표를 가진 자 외에는 매매를 못하게 하니 이 표는 짐승의 이름이나 그 이름의 數라 세어보니 666이더라>
이렇게 해석하면 재미 있다.
<두번째 짐승, 즉 金正日은 자신에게 충성하는 자 이외에는 일체의 매매 행위 즉 시장경제활동을 금지시켰다. 표를 받은 자, 즉 자신의 총애를 받거나 노동당에 가입하여 證(증)를 갖고 다니는 특권층이 아니면 물건을 사고 팔 수도 돈도 벌 수 없어 굶어죽어야 한다. 이 표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金正日의 이름이 적힌 노동당원증이고 다른 하나는 666이란 암호가 적힌 표이다. 암호표를 갖고 다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난수표를 지녀야 서로 신분이 증명이 되는 간첩이거나 공작원이다. 金正日의 생일은 2월16일, 216절이라 줄여부른다. 6x6x6=216이 아닌가. 이건 우연이라고 치자. 金正日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지역구 번호도 666이라고 한다. 공포 영화 오멘(Omen)을 보면 부모를 죽이는 어린 악마의 머리에 666이란 숫자가 새겨진 장면이 나온다.
요한계시록 13장은 두 악한 짐승, 즉 악마적 독재자들의 등장을 예언한 내용을 담고 있는 데 대하여 14-16장은 이 짐승과 그 짐승에 포섭된 인간들에 대한 심판의 이야기이다.
두 짐승이 다스리던 세상에서도 어린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을 이마에 쓴 14만4000명의 착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여자로 해서 더럽히지 아니하고 정절이 있는 자이다. 어린 양이 어디로 인도하든지 따라가는 자이고 거짓말을 모르는 사람이다>
오늘날 한반도 상황에서 이들은 누구로 해석될 수 있을까. 14만4000명. 아마도 장교들, 기업인들, 언론인들, 검사들, 학자들, 신도들 중에서 이 정도의 인간들이 金正日과 그 똘마니들이 설친 악의 세상에서도 양심과 정직과 애국심을 갖고 살아남았다는 의미가 아닐까.
이들은 사생활이 깨끗하고 신념을 굽히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정직한 이들이며 선량한 지도자를 잘 따른다.짐승과 그 제자들을 타도하는 하느님의 심판이 가능한 것도 그 짐승들의 세상에서 이 정도의 양심세력이 건재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 모든 인간들이 사탄과 짐승 편에 넘어가면 하느님도 구제할 수 없는 것이다.
요한 계시록에 따르면 하느님이 심판하러 오시기 전에 천사들이 먼저 경고한다. 천사들은, 만일 누구든지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고 이마에나 손에 표를 받은 자들은 하느님이 내리시는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진노의 포도주를 마시고 천사들과 어린 양 앞에서 불과 유황으로 고통을 받게 되며 그 고난의 연기가 세세토록 올라갈 것이다. 짐승과 우상에게 경배하고 표를 받은 자들은 누구든지 밤낮 쉼을 얻지 못하리라>
金日成 金正日에게 충성을 바친 자들에 대한 한국과 국제사회의 최후통첩이 내린다. 계속해서 金正日의 핵개발과 테러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주고 있는 자들에게는 무기징역 아니면 사형이 기다리고 있으며 그보다 더한 것은 세세토록 계속될, 이완용의 자손처럼 영원히 이어질 家門의 물명예이다.
요한계시록에 따르면 두 짐승을 섬기고 특권을 받은 자들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과 응징은 일곱 천사들에 의하여 진행된다. 첫째 천사는 대접에 든 액체를 땅에 쏟는다. 짐승의 표를 받은 자들과 우상에게 경배한 자들의 몸에 악하고 독한 헌데가 나기 시작한다. 둘째 천사가 대접을 바다에 쏟으니 바다가 죽은 자의 피같이 되고 모든 생물이 죽었다. 셋째 천사가 그 대접을 강과 물의 근원에 쏟으매 피가 되었다. 셋째 천사가 이렇게 말했다.
"이들이 성도들과 선지자들의 피를 흘리게 하였으니 그들도 피를 마시게 하는 것이 합당하다."
넷째 천사가 대접을 해에 쏟으니 해가 권세를 받아 사람들을 태웠다. 그래도 짐승에 복종하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욕하고 회개하지 아니하였다. 다섯째 천사가 대접을 짐승의 보좌에 쏟으니 그 나라가 곧 어두워지며 사람들이 아파서 자기 혀를 깨물었고 종기가 났다. 그래도 사람들은 회개치 않았다.
여섯째 천사가 그 대접을 큰 강 유프라테스에 쏟으매 강물이 말라서 동방에서 오는 왕들의 길이 예비되더라. 용과 짐승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靈이 나왔다. 이들은 하느님과 대적하기 위하여 천하의 권력자들을 끌어모으려 할 것이다.
일곱째 천사가 그 대접을 공기중에 쏟으니 큰 성이 세 갈래로 갈라지고 바빌론이 무너지더라.
질병, 가뭄, 홍수, 공해, 기근, 굶주림, 사람이 사람을 먹는 사태, 그런 경고를 당하고도 반성하지 않는 金正日과 그 추종자들의 단말마적인 모습이다.
한국과 국제사회는 기독교인들과 애국자들의 피를 그렇게나 많이 흘리게 하였던 金正日과 추종세력들에게도 똑 같은 복수와 응징의 피흘림을 요구할 것이다. 正義는 때로는 무자비한 심판인 것이다.
사탄으로 상징되는 용, 두 짐승으로 상징되는 金日成 金正日, 그들로 대표되는 독재자와 학살자, 그리고 민주인사로 위장하여 학살자를 위해 충성하는 거짓 선지자들. 이 악의 세력들은 심판의 날이 가까워오자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제자들을 양성하여 자신의 세력을 규합하려고 발악한다. 유프라테스와 바빌론의 붕괴로 상징되는 사건은 부시가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후세인 정권의 붕괴, 그리고 金正日의 붕괴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는 동방에서 오는 왕들, 즉 극동에서 파병된 군대의 등장을 말하는가. 그렇다면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은 金正日 붕괴의 한 단초가 될 것인가. 이처럼 요한 계시록은 여러 가지 상상력을 자극한다.
요한계시록은 읽는 이의 국적과 입장에 따라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오늘날의 한반도 상황과 유사점이 많은 것은 이유가 있다. 성경은 善과 惡의 대결로 이어진 이야기들이다. 성경의 필자들이 상상했거나 계시를 받아 기록한 이 세상 최후의 惡, 그 본질이 인류역사상 최악의 집단인 金日成 金正日 정권과 비슷한 때문이다. 요한계시록에는 이 악의 집단을 구조적으로, 기능적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사도 요한이 그린 이 惡의 집단은 용으로 상징되는 사탄의 세력이다. 사탄(마르크스 같은 악의 사상 창조자)의 비호 아래 두 짐승이 등장한다. 첫 짐승은 레닌, 김일성, 모택동 같은 창업 전체주의자이다. 두번째 짐승은 김일성류를 우상화하여 독재에 이용하는 스탈린, 김정일류의 후속 독재자이다.
짐승의 이름이 적혀진 표, 즉 신분증을 가진 사람은 북한 노동당원이나 국가보위부원 같은, 드러난 졸개들이다. 666이란 암호가 적힌 표를 갖고 다니는 짐승의 제자들은 자신의 신분을 민주인사, 성직자, 진보주의자, 평화주의자, 민족주의자 등등으로 위장한 거짓 선지자과 간첩들이다. 악의 사상 창조자, 대를 잇는 독재자, 당원, 공작원, 이 네 부류의 세력이 합세하여 짐승의 세계를 만든다.
요한계시록이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靈'이라 표현한 세력이 별도로 있다. 이 악령들은 짐승을 위해 봉사하는 심부름꾼으로서 하느님의 세력에 최후의 저항을 하기 위하여 세상의 다른 권세들을 악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심부름을 하고 다닌다.
요한계시록을 읽는 한국인들이 무릎을 치면서 "어떻게 우리 사정과 이렇게 비슷하담"이라고 말한다면 오늘날 한반도가 善과 惡의 대결
장이기 때문일 것이다. 남북관계는 "민족사의 정통과 삶의 양식과 선과 악을 놓고 다투는 타협이 불가능한 총체적 권력투쟁이다". 대한민국은 善이고 金正日은 악이다. 당위로서 그러할 뿐 아니라 현실이 또한 그러하다.
가장 악하고, 가장 간사하며, 가장 용감하고, 가장 의로운 사람들이 섞여 있는 한반도의 이 상황이 해결되는 과정에서 요한 계시록이 펼치고 있는 장면이 현실로 되어선 안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걸리고 굶어죽으며, 산과 바다는 황폐되고, 피를 피로 씻는 복수의 전쟁. 그런 예언을 미리 안다면 피할 방법도 있을 것이다.
요한 계시록이 우리한테 시사하는 것은 김정일과 대한민국의 대결을 보는 눈은 맑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정일 정권과 대한민국의 관계를, 左니 右니 보수니 진보니 그러지 말고 善과 惡의 대결로 잘라야 정확하다는 이야기이다. 김정일 집단을 惡, 대한민국을 善으로 본다면 惡에 대해서는 응징, 규제, 포위, 제거밖에 할 일이 없다. 惡을 악으로 보지 않으려는 사람도 惡의 편이다. 惡을 善으로 둔갑시키려는 위선자도 악의 심부름꾼으로서 모두 심판의 대상이다.
김일성 김정일 정권을 보는 시각은 여러가지일 수가 있다. 정치적 관점을 취하면 전체주의 정권이며 민족사적 관점으로는 이단이고, 헌법적 관점에선 반국가단체이다. 김일성 김정일 정권의 핵심은 우상숭배와 주체사상으로 상징되는 광신적 종교성이다.
북한정권을 주체사상이란 종교를 믿는 신도집단으로 해석하여 신도수 기준 세계 제10위의 종교단체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일성을 聖父, 김정일을 聖子, 주체사상을 聖靈, 10계명을 '유일사상 10대 원칙'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일성은 기독교 집안에서 났고 그의 통치술에 기독교적인 요소가 많이 원용되고 있다. 요한계시록을 빌어 김정일 정권을 분석해보는 것도 종교적 관점일 것이다. 이것이 과학적 합리성과 충돌할지 모르지만 가장 비합리적이고 악령적인 북한정권을 분석하는 데는 과학적 방법보다는 오히려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 더구나 金正日이 자신의 지역구 번호를 666으로 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 "좋다. 나는 성경의 그 魔王이 되겠다"는 오기로써 그렇게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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