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봉우리 216개"…생일마다 '신비현상' 주장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은 북한의 가장 큰 명절이다.
수령우상화와 신격화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북한은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의 생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독재 찬양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김정일의 출생지는 백두산 밀영(실제 출생지는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이고, 출생 당시 빨치산들이 존경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는 등 김정일의 탄생에 관련된 것은 김정일 일가의 혁명역사를 신비화하기 위해 철저히 조작되어 있다.
특히 김정일의 생일인 216이란 숫자는 북한에서 다양한 형태의 '수령우상화'에 이용되고 있다.
◆ 충성의 상징… 216 번호판 벤츠 자동차
김정일은 측근들에게 벤츠나 BMW 등 고급승용차에 '216-0000' 번호를 달아 선물한다. 김정일은 차값을 금괴로 결재한 벤츠사의 최고 고객중 한 명이다.
이 번호판이 없으면 김정일의 처소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다고 김정일의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는 증언했다. 216으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단 벤츠 자동차는 김정일의 측근, 북한의 최고위층을 의미한다. 또한 김정일 일가의 전용 비행기는 '216호'라고 부른다. 216호 기내에는 넓은 라운지와 개인 방도 몇 개 있다. 평양공항의 일반 터미널 반대쪽에 216호 전용 터미널이 위치해 있다.
◆ 정일봉에는 2월 16일마다 이상한 신비현상?
'정일봉'은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백두산 밀영 귀틀집 뒤에 있는 산봉우리. 김일성이 김정일의 출생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백두산에서 경치가 좋은 곳을 직접 찾아내 '밀영지'로 정하고, 그 뒷산을 '정일봉'이라고 이름 지었다.
북한 당국은 '정일봉'과 '귀틀집' 사이(고도 차이)가 216m이며, 정일봉의 높이는 216m 42cm라고 선전하고 있다. 42cm는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주장하는 해인 1942년을 뜻한다.
그 뒤에 거대한 바위에 엄청나게 큰 글씨로 '정일봉'이라고 새기고, 그것을 산봉우리에 올려다 붙이는 큰 공사를 진행했다. 북한에서는 이 바위의 무게를 '216톤'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외에도 김정일의 50회 생일날 '정일봉에서 제비 216 마리가 한꺼번에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관이 펼쳐졌다'는 등 김정일의 생일마다 정일봉을 둘러싼 신비화 선전도 벌이고 있다.
북한은 또 백두산 천지와 그 일대에 대한 측량조사를 한 결과 '20m 이상 되는 봉우리'가 216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 216으로 시작하는 번호판을 단 벤츠승용차(좌), 김일성이 김정일의 50회 생일(1992)에 직접 지었다는 송시(가운데), 금수산기념궁전 광장
◆ 건축물은 우상화의 최고봉
216과 연관된 대표적인 구조물은 금수산기념궁전 광장이다. 금수산기념궁전은 김일성 생전에는 금수산의사당 또는 주석궁으로 불리면서 김일성의 집무실 및 거처로 쓰였다.
기념궁전 앞에는 김일성 광장의 두 배에 달하는 대형광장이 있는데 이 광장의 폭이 415m, 길이가 216m라고 한다. 4월 15일은 김일성의 생일이다. 이외에도 평양에 있는 노동당 기념비는 216개의 돌로 만든 원형의 구조물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기념비의 지름은 42m이다.
평안남도 연풍호를 굽어보는 철석봉 기슭에는 송암동굴(평남 개천시 서남동)이라는 유명한 관광지가 있다. 지난 60년대 중반 발견돼 2004년 개방된 이 동굴의 관광코스도 총 2160m다
.
◆ 666에 얽힌 비밀
1999년 7월 6일 북한 노동신문은 '위인전설 666'이라는 논평을 통해 "6을 세 번 곱하면 216, 즉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이 나오고, 북한이 조선반도에서 6번째로 세워진 국체(國體)"라고 밝혔다.
김정일은 1998년 7월 최고인민회의 10기 대의원 선거 당시 666호 선거구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666은 기독교의 성서(요한묵시록)에 나오는 악마의 숫자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북한은 216의 21은 21세기를, 6은 '조선민족이 세운 여섯 번째의 나라, 사회주의 노선'을 뜻하기 때문에 결국 '김정일 영도자께서 21세기 통일된 조선을 이끄실 태양이심을 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정일은 2003년 11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서는 649선거구에서 대의원으로 선출됐다.
북한 기관지 민주조선은 '649'가 "무심히 대할 수 없는 숫자"라며 "6, 4, 9 세 숫자를 곱하면 216이며, 거꾸로 9와 4를 곱한 뒤(36) 6을 더하면 42란 숫자가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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